국제전화

해수욕장만화방 12

제주소설가 | 2019.10.16 16:39:09 댓글: 2 조회: 495 추천: 1
분류연재소설 https://file.moyiza.com/fiction/4001238

해수욕장 만화방 12

혼자 주절거리며 투자를 설명했지만 그다지 그녀에겐 흥미를 주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투자 전문 분야를 전공했고 배웠지만 그녀에게 왜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녀가 도망치다시피 떠나고 곧 민희가 만화방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왔다 간 사실을 아는지 민희는 내 눈치를 살피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하긴 그녀의 향기가 아직 만화방 안에 가득한데 모를 리 없지.

자기야. 아니 오빠! 간단한 옷만 챙겨왔어. 며칠은 자리 비우지 않아도 될 거야. 오늘은 우리 외식 할까?”

그녀에 대해 이야기 할까 고민에 빠져있는데 어색한 상황을 바꾸려는 듯 민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

! 그래. 우리 외식하자. 제주도에서 맛 집이 어디 어디지?”

나도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는 민희 마음을 알기에 얼른 민희 뜻에 동의를 했던 것이다. 제주도에서 육지 사람들 입맛에 맞는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이기에 특히 제주도에서 내 입맛에 맞는 음식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

호호....... 오빠 입맛에 딱 맞는 음식점이 있지. 얼른 나가자.”

? 내 입맛에 맞는 음식점이 있다고? 민희가 어찌 그걸 알아?”

내 물음에 민희는 그냥 빙긋이 웃기만 했다.

호오! 자신 있다는 표정이네. 그럼 가볼까?”

나는 얼른 만화방 문을 닫고 민희 왼손을 나의 오른손으로 꼭 잡고 도로 옆 주차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힐끗 저 편을 보니 멀리서 그녀가 나와 민희가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언제 안고 나왔는지 그녀 품엔 아기가 안겨 있었다.

어디가십니까?”

지나가던 덩치 큰 청년이 민희에게 꾸뻑 인사를 하며 묻는다.

. 그래.”

민희는 간단하게 대답만 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안녕하십니까?”

또 다른 청년이 그리고 또 다른 청년이 꾸뻑 인사를 해도. 민희는 그냥 고개만 까딱 할 뿐. 대꾸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민희 아버지가 저들 두목이었다 해도 이렇게 깍듯이 인사를 하며 예우를 하는 것을 보면 저들 세계엔 의리라는 것이 있나보다.

오늘은 내차를 타고 가자

민희가 자신의 차 문을 열고 운전석으로 들어가 앉으며 말했다.

여자가 운전하기엔 좀 커 보이는 픽업트럭이다.

민희 운전 솜씨 좀 볼까.”

나는 조수석에 탔다. 저쪽 주차장 근처에서 그녀가 안타깝게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내 눈에 잡혔다. 왜일까? 그녀는 왜 저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일까?

민희가 차를 몰고 서귀포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데 내 마음은 아직 그녀의 눈길에 머물러 있다.

오빠!”

그녀에게 머물러 있는 내 마음을 아는지 민희가 다정하게 날 불렀다.

! ?”

화들짝 마음을 가다듬으며 민희를 바라보았다.

나 버리지 않을 거지?”

민희가 묘한 질문을 한다. 내가 그녀를 생각하는 것을 눈치라도 챈 것일까?

당연하지. 민희나 이 오빠를 버리지 마.”

........ 내가 오빠를 왜 버려. 얼마나 찾고 찾던 내 님인데. 내가 늘 꿈꾸던 그런 스타일. 그게 오빠야.”

? 그럼 내가 민희의 이상형 남자라 이거야?”

그래. 바로 오빠가 내 이상형이야. 호호.........”

아이고 억울해. 이럴 줄 알았으면 더 튕길걸.”

? 튕겨? . 내가 모를 줄 알아? 오빠의 이상형은........ 아니다 맛있는 외식이나 가자.”

민희가 그녀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화제를 외식으로 바꾸고 말았던 것 같다. 그런 민희 마음을 알기에 나도 외식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떤 음식인데 내가 좋아할 거라 확신 할까? 난 몹시 입맛이 까다로운데. 기대가 되네. 민희가 어디로 데려가는지.”

호호........ 가보면 알아. 오빠 고향이 강원도라며?”

? 내가 고향 이야기도 했었나?”

내 물음에 민희가 움찔 하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내 뒷조사를 했던 모양이다. 그럼 내가 누구인. 나에대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서 미리 알아봤다고 믿는다 해도 왠지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다.

! 비행기에서 들은 것 같은데.”

민희가 얼른 둘러대지만. 비행기에서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도대체 민희가 나에 대하여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사실 난 강원도 영월이 고향이다. 아버지는 사채업자이고 어머니 역시 사채업자였다. 사채업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평생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두 분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10년 전에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머니가 사채업을 하시다가 역시 2년 전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외아들이었던 나에게 그 돈은 모두 귀속됐다.

그렇다면 민희가 이미 내게 돈이 얼마나 있는지 그것도 알고 있다는 것일까?

그걸 알고 접근했다는 것일까?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민희가 뭐라 말을 걸어도 한 동안 대답을 못한 모양이다. 갑자기 민희가 큰 소리로 나를 불렀다.

오빠!”

! 다 왔어?”

나는 졸고 있었던 것처럼 연기를 하며 손으로 눈까지 비비고 있었다.

? 졸고 있었던 거야? 아무리 그래도 내가 그렇게 말을 많이 했는데. 못 들었어?”

무슨 말을?”

. 못 들었으면 말고.”

민희가 뾰로통하며 입술을 내민다.

에이 오빠가 졸았다니깐. 다시 말해줘. ? 민희야.”

내가 애교를 부리자 민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오빠에 대해서 내가 뒷조사를 했다고 생각해? 아니야. 오빠 동창생에게 물어봤을 뿐이야. ! 오빠 동창생에 대해선 윤마담이 말해줬고.”

윤마담이? 윤마담이 내 동창생을 어떻게?”

오빠가 k대 나왔다고 말했다며?”

내가? 윤마담에게? 언제 그랬지.”

“k대 오빠 나이 대를 찾아보니 이 동네에도 있더라고 혹시 홍윤철이 알아?”

홍윤철? ! 그 멀대같은 녀석.”

그래. 멀대 같이 키는 크지. 그 사람이 이 동네 살아. 그 사람한테 물어봤어.”

그래? 그 녀석이 여기 살았구나. 충청도 출신으로 아는데.”

오빠! 다 왔다. 여기야.”

민희가 차를 몰고 식당 주차장으로 들어가며 식당 간판을 손짓으로 나에게 보여준다.

크크........ 막국수 집 강원도 출신이라고 생각해서 찾아왔군. 맛있으려나.”

민희가 찾아간 식당은 막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민희가 좋아할 리는 없는데 순전히 나를 위해 그 식당으로 간 것을 내가 알기에 민희의 예쁜 마음에 그냥 고마웠다.

너무 고마워 할 필요는 없어. 난 만두만 먹을 거니깐. 이집 만두도 맛있거든. 꿩 만두인데 오빠도 먹어봐.”

민희 말대로 간판을 보니 막국수와 꿩 만두를 함께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 선배님!”

식당에 막 들어서는데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귀엽게 생긴 소녀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

누구.........?”

“b1학년 때 저를 도와주셨던 3학년 성혁 선배님. 전 유지영입니다.”

! 그때 그 지영이?”

! 반갑습니다. 선배님! 식사하러 오셨습니까?”

귀여운 소녀 지영이. 그녀를 이곳에서 만나다니 참 세상이 좁긴 하나보다. 학비를 잃어버리고 울던 1학년 지영이. 다행히도 주머니에 돈이 있어서 대신 학비를 내줬던 것이 인연이 되어 가끔 인사를 하고 지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서로 연락이 두절됐던 것이다. 그런 지영이를 이곳에서 만나다니. 참 반갑기도 했지만 민희가 같이 있어서 표현도 할 수 없고 어색하게 웃고만 있는데 덥석 대담하게도 지영이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 그래 이곳에 막국수가 맛있다기에.”

당연하죠. 여기가 저희 집입니다.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지영이 자리를 안내했다.

이분은? ! 선배님 결혼하셨습니까? 소식도 없었는데........”

이제 결혼할 사이에요. 오빠의 후배라니 반가워요

민희가 얼른 나서며 인사를 했다.

! 그러세요. 두 분 다 막국수 드릴까요?”

민희의 인사를 받고 묘한 미소를 지으며 지영이 화제를 돌렸다.

아뇨. 오빤 물 막국수 전 만두 주세요.”

민희가 얼른 주문을 했다.

.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세요. 여기 물 막 하나 만두 하나요.”

주방에 주문 내용을 전달하고 얼른 내 맞은 편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나를 바라보는 지영이 두 눈이 반짝인다.

! 여전하십니다. 선배님은.”

오 그래? 너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네.”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선배님.”

여기 살고 있을 줄 몰랐네.”

나와 지영이 대화가 몹시 거슬렀던 모양이다. 헛기침을 하며 기어코 한마디 하는 민희.

주문한 음식은 언제 나와요?”

! 금방 나와요.”

민희 물음에 지영이 얼른 대답한다.

물과 물휴지 좀 주세요.”

민희가 지영이를 내 앞에서 쫓아 버리려고 하는 말인데 좀처럼 지영이는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칭칭. 여기 물과 휴지

홀 서빙 하는 중국 아가씨에게 민희 요구를 전달하고 나를 바라보는 자세 그대로 유지하는 지영이. 보다 못한 민희가 결국 한마디 한다.

자리 좀 비켜 주실래요?”

잠시 만요. 선배님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워서 그래요.”

좀처럼 일어나려고 하지 않는 지영이

선배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협재해수욕장에.”

거기서 뭘 하시는 데요?”

만화방.”

......... 이런 촌구석에서 무슨 만화방을. 하긴 선배님이야 워낙 부자시니깐. ! 주문하신 음식 나올 시간이네요. 제가 놀러 갈게요.”

지영이가 일어나 주방 쪽으로 갔다.

미친년,”

민희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 나올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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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텅빈가슴 (♡.203.♡.1) - 2019/10/17 14:15:52

잘봤습니다. 다음집 기대 합니다.

서초 (♡.2.♡.162) - 2019/10/19 16:46:22

잘 봤습니다. 다음집 기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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