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해수욕장 만화방 4 [너무 짧게 올려서 다음회부턴 길게 올릴게요]

제주소설가 | 2019.08.29 14:24:31 댓글: 1 조회: 405 추천: 3
분류연재소설 https://file.moyiza.com/fiction/3982612

해수욕장 만화방 4

앞이 캄캄해지고 온 몸에 힘이 풀려 배고픔도 잊은 채 비틀거리며 다시 만화방으로 돌아왔다.

아직 오전 10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서둘러 만화방 가계 문을 닫고 힘없이 터덜터덜 윤다방으로 향했다.

저기요!”

누군가 내 팔을 잡으며 말을 걸어왔기 때문에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흐릿해지던 정신을 수습하며 나에게 말을 건 상대방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다.

너무도 그녀를 닮은 귀여운 여인 허나 아쉽게도 그녀의 향기가 없었다.

실례지만 사진 좀 부탁드릴까요?”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를 보이며 여인은 자신의 핸드폰을 내게 건네준다.

! .”

나는 그 여인의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그 여인은 뒤로 서너 걸음 물러나 바라를 등지고 섰다. 그 여인이 포즈를 취하는 대로 두 장씩 사진을 찍었다.

전 요 위에 바다 횟집에 살아요.”

여인이 사진을 다 찍은 핸드폰을 받아들며 말했다.

! 그러세요.”

난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려는 생각에 대충 대답하고 있었다.

해수욕장에서 만화방을 차렸다기에 궁금했어요. 어떤 분인가 하고.”

그 여인은 이미 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러세요.”

내 대답은 똑같았다.

저희 집에 가실래요? 전복죽 한 그릇 드릴게요.”

전복죽이요?”

처음으로 나는 관심을 보였다. 갑자기 다시 밀려오는 배고픔.

저도 아직 아침 전이거든요. 사진부탁도 드렸는데 아침식사 대접해드려야죠.”

그 여인은 내 대답은 듣지 않고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 여인을 따라 애초에 가려던 윤다방을 지나쳐 바다횟집으로 들어갔다.

아직 점심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횟집에는 두 팀 6명의 손님들이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 젊은이 어서 오게. 아침밥 먹으로 온 건가?”

식사를 하던 손님 중 나이가 40대 중반 쯤 되는 사람이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걸었다.

! .”

나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급히 인사를 하며 대답했다.

동네 이장님이세요.”

나를 데리고 간 여인이 얼른 상대방을 소개했다.

! 이장님이셨군요. 안녕하세요. 주 성혁입니다.”

나는 다시 한 번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잘 왔네. 우리 동네가 아직 이렇게 촌이지만 바다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네. 헌데........ 만화방이라. 그게 될지 그게 의문이네.”

이장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며 나를 바라본다.

좀 쉬면서 공부 좀 하려고요.”

! 그런가? 그럼 다행이고. 어서 앉아 식사하게 배고플 텐데.”

이장님은 다시 먹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여인이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았다. 여인은 직접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준비해서 내가 앉은 테이블위에 음식을 차려놓기 시작했다.

주방에서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힐끗 힐끗 나를 바라보며 여인에게 뭔가 소곤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런 모습에 개의치 않고 여인이 내온 반찬부터 하나씩 입으로 가져가 맛을 보았다. 배고픔 때문인가. 맛이 정갈하고 담백한 것이 내입에 딱 맞았다.

따뜻해요 어서 드세요.”

여인이 전복죽을 두 그릇 들고 와 내 앞에 한 그릇 맞은편에 한 그릇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나는 수저를 들고 전복죽을 한 숟가락 떠서 입으로 가져가며 주방에서 아직도 나를 힐끗힐끗 보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엄마에요.”

여인은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얼른 말했다. 엄마라고 하는 것을 보면 친정 엄마일 것이다. 그럼 아직 시집을 안간 여인일 지도 모르고. 할머니가 나를 힐끗힐끗 보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 여인이 아직은 미혼이라는 뜻일 거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전복죽을 먹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저러나 정말 그녀와 많이도 닮았다. 혹시 자매가 아닐까. 이런 의구심도 들었지만 물어볼 수는 없었다. 아직 그녀의 이름도 모르니까.

! 이친구도 이젠 단골이 되겠구먼.”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50대 남자가 일어나 계산대로 향하며 나를 보고 한마디 했다.

허허........ 그게 다 양사장의 사업수단인걸 어쩌겠소.”

이장님이 한마디 한다.

맞습니다. 나도 양사장에게 그렇게 이곳에 끌려와 첫 전복죽 한 그릇 얻어먹고 단골이 되고 말았지 뭡니까. 허허........”

호호......... 끌려오다니요. 박사장님은 저보다 앞서 걸어오셨거든요.”

나의 맞은편에서 전복죽을 먹던 여인이 웃으며 한마디 했다.

계산대에는 주방에 있던 할머니가 나와 서있었다.

나는 그 여인의 장사수단이라고 하진 않는다. 왠지 정 많고 사교성 있는 여인이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나는 여인 양사장에게 인사를 하고 바다횟집을 나섰다.

아침도 먹었으니 이제 커피 생각이 나서 윤다방으로 들어갔다.

“.........!?”

윤다방으로 들어선 나는 숨이 탁탁 막히는 담배연기와 함께 퀴퀴한 냄새까지 공간을 가득 메운 어두운 환경에 다시 발길을 돌려 그냥 나오고 말았다. 그런 나의 뒷모습을 보며 윤마담은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시 백사장을 걸어 나의 가계로 향했다.

톡톡........

누군가 걸어가는 나의 등을 손가락으로 톡톡 처서 뒤를 돌아보았다.

! 여긴 어떻게?”

나의 눈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야구 모자를 쓴 짧은 머리 아가씨를 보며 깜짝 놀라 물었다.

만화방 오픈 하신다고 말씀 하셨잖아요. 그래서 찾아왔죠.”

그녀는 상큼하게 웃으며 말했다.

! 제가 그런 말을 했죠. 어디 서귀포 쪽 가신다고 하신 것으로 아는데.”

. 여기서 멀죠. 제주도에서 밀감이 가장 맛있다는 토평동이니까요. 가계는 왜 닫아놓고?”

그녀는 유난히도 검고 큰 두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침 먹으러 갔다 옵니다. 배가 고팠거든요.”

이런 같이 밥 먹자고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죠. 이따가 점심이나 같이 먹죠. 맛있는 것 좀 사서 주세요. 동기 좋다는 게 다 그런 거죠.”

그녀가 다시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동기요?”

비행기 동기도 동기죠.”

그녀와 난 제주도 오는 비행기에 함께 앉아서 왔다. 침까지 질질 흘리며 곤하게 자고 있어서 가만히 놔뒀지만 그녀의 머리가 내 어깨를 베개 삼아 자고 있다가 비행기가 갑자기 흔들리는 바람에 잠이 깬 그녀는 미안했는지 주절주절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커피숍 바리스타라고 했다. 자신의 사업은 아니고 취직을 하러 온다는 것이었다. 젊은 사람이 제주도 까지 취직을 하러 온다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고 말동무를 해준 것이 그녀와 많이 친해진 것이었다.

그러지 말고 성혁아! 우리 그냥 친구하자. 나이도 같잖아.”

갑자기 반말을 하며 친구 하자는 그녀.

그래. 민희야 좋아. 친구 좋지.”

나는 그렇게 말을 하며 그녀 어깨를 손바닥으로 탁 쳤다.

좋아 성혁이와 나 민희는 오늘이 1일이다. ok?”

그래. 민희와 성혁이는 오늘이 1일이다. ? 뭐가? 1일이야?”

난 무심코 대답하다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물었다.

짜식 잘 알면서.”

그녀는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툭 치며 그렇게 말하고 앞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만화방 방향이다.

먼저 만화방에 도착한 그녀는 잠그지 않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늦게 도착한 내가 안으로 들어갔을 땐 그녀는 테이블위에 언제 준비했는지 조그만 딸기 케이크에 촛불 하나를 켜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이건 뭐야?”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민희에게 물었다.

너하고 나 1일이라는 기념 케이크잖아.”

친구하자며?”

그래. 친구가 된 기념 파티 해야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바라보는 민희 두 눈이 초롱초롱 빛을 낸다. 마치 꼭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알았어. 친구 된 기념. 좋아.”

난 민희의 눈빛을 외면하지 못하고 얼른 케이크가 있는 테이블 앞에 의자를 갖다놓고 앉았다.

자 선물.”

그녀는 조그만 상자를 하나 내게 내밀었다. 내가 받아서 열어보니 이니셜이 새겨진 반지였다. 민희와 성혁의 ms 두 글자가 새겨져있는 것을 보니 이미 준비를 하고 온 민희였다.

이건 커플반지잖아?”

내가 민희에게 물었다.

커플만 반지를 끼는 건 아니지. 친구도 우정 변치 말자고 끼는 거야. 얼른 끼어봐. 내가 대충 맞췄는데 맞을지 모르겠다. 아니 내가 끼어줄게.”

민희가 얼른 내 옆으로 와서 앉으며 내 손을 잡고 반지를 끼우기 시작했다.

딱 맞네. 역시 내 눈은 정확하다니깐. 이제 내 반지는 네가 끼워줘.”

민희는 자기 반지를 나에게 쥐어주며 손가락을 내밀었다. 나는 무심코 반지를 받아 민희 손가락에 끼워줬다.

고마워. 친구야.”

갑자기 민희가 두 손으로 내 목을 감싸며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를 했다. 갑자기 당한 키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 잠시 망설였고. 민희의 두 번째 키스는 더욱 길고 강렬하게 이어졌다.

이제부터 넌 내꺼야.”

키스가 끝난 다음 민희가 한 말이었다.


추천 (3) 비추 (0) 선물 (0명)
IP: ♡.124.♡.137
서초 (♡.2.♡.162) - 2019/08/31 13:51:28

재미 있게 잘 봤습니다

22,486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제주소설가
2019-09-06
2
335
제주소설가
2019-09-05
2
144
제주소설가
2019-08-29
3
405
제주소설가
2019-08-29
3
223
제주소설가
2019-07-19
2
411
제주소설가
2019-07-19
1
390
제주소설가
2019-07-19
0
347
고소이
2019-06-30
2
364
개미남
2019-06-21
0
313
개미남
2019-06-21
0
230
개미남
2019-06-21
0
209
개미남
2019-06-21
0
194
개미남
2019-06-21
0
182
개미남
2019-06-20
0
156
개미남
2019-06-20
0
143
개미남
2019-06-20
0
131
개미남
2019-06-20
0
137
개미남
2019-06-20
0
127
개미남
2019-06-19
0
160
개미남
2019-06-19
0
184
개미남
2019-06-19
0
143
개미남
2019-06-19
0
120
개미남
2019-06-19
0
137
개미남
2019-06-18
0
145
개미남
2019-06-18
0
225
개미남
2019-06-18
2
198
개미남
2019-06-18
0
126
개미남
2019-06-18
0
113
개미남
2019-06-17
1
193
개미남
2019-06-17
0
116